곤충으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다

현재 세계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석유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는 언제 고갈될지도 모르는 유한자원인데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연으로부터 얻는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바이오에너지가 많은 관심을 받는다.
바이오에너지 중 곤충에서 추출하는 바이오디젤에 대해 연구하는 한국생명환경자원연구원
정승헌 원장을 만나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지희전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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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같은 탈것들, 집안의 난방을 담당하는 보일러 등 우리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은 석유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석유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전 세계는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고, 지금의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석유에너지는 편리하다는 장점보다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킨다는 큰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높여 생태계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시베리아는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고, 옆 나라 일본은 기록적인 폭우를 경험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올해 장마의 원인이 기후변화였기 때문이다.
산업화부터 현재까지 매년 최고 온도를 기록하는 지구를 지금부터라도 보호하기 위해, 전 세계는 공통적으로 ‘지구온난화 극복’이라는 숙제가 생겼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석유시대 이전에 사용해왔던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정승헌 원장은 바이오에너지는 새로운 에너지 분야가 아니라 석유에너지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사용해왔던 에너지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우리는 이전부터 바이오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쉬운 예로, 목화씨로부터 기름을 추출해 호롱에 불을 붙였는데 이는 식물이 연료로 사용된 것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더 심각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거에 사용했던 바이오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각 국가마다 지리적, 기후적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다르다. 미국의 경우에는 옥수수와 사탕수수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여 미국 내 필요량을 100% 충당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옥수수와 사탕수수 같은 곡물은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그 생산량이 적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국토는 66%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강, 바다, 도로, 주택, 공장, 논, 밭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토이용현황을 고려하여 우리나라만의 바이오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바이오에너지화할 수 있는 요소로는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곤충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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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너지 원료 중 폐식용유의 경우 각 식당과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용 수거함이 있어서 그곳을 통해 모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처리하기 곤란한 기름을 수거해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에너지자원 순환이 잘 이뤄지는 셈이다. 또한 동물성 유지는 도축장이나 정육점 등에서 버려지는 축산물의 지방층을 말하며, 이들 역시 바이오에너지의 좋은 자원이 된다.
“양이 많을 것 같은 폐식용유와 폐유지도 다 합해봐야 전체 사용량의 30~40% 밖에 충당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 나머지 60%의 바이오디젤을 충당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2010년부터 곤충산업이 발달하면서 곤충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때 곤충에서도 바이오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학습용, 애완용, 식용으로 이루어졌던 곤충 연구가 점차 발전하여 지금은 반려동물의 사료용으로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곤충이 연구되었는데 그중 동애등에의 쓰임새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리과에 속하는 동애등에를 연구해온 정승헌 원장은 “동애등에는 유기물을 먹고 분해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주요 먹이는 음식물 쓰레기여서 쓰레기 처리 비용과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집중 연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동애등에는 단백질 60%, 지방 40%로 구성되어 있어, 단백질 성분은 반려동물의 먹이로 이용하고 지방 성분은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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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에는 단백질 60%,
지방 40%로 구성되어 있어,
단백질 성분은 반려동물의
먹이로 이용하고 지방 성분은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처음 동애등에를 연구할 때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용도였습니다. 그리고 구성 성분을 알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하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바이오디젤 연구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 원장은 동애등에의 지방 성분으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주고, 단백질로는 동물용 사료를 만들고, 지방으로는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등 버릴 게 하나도 없어 경제성이 월등히 높다. 그래서 동애등에는 미래 사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정 원장은 “동애등에를 비롯한 곤충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많이 이루어진다면 가격과 품질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그땐 바이오디젤을 100%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찬 미래를 내다봤다. 다만 바이오에너지로 에너지자립을 이루기 위해선 공급은 늘리고 수요는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어떤 목적지까지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서 행복이 줄고 자동차를 이용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자전거 전용도로로 달린다면 꽉 막힌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보다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해서 행복할 수도 있죠. 개인적인 에너지 소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서 지구를 지키는 일에 동참한다면 그 만족감과 행복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도덕적 만족감을 행복의 지표로 삼아 우리 모두를 위해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순환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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